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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 둘레의 둥근 고리는 어떻게 생길까

얇게 흐린 하늘에 해를 둘러싼 큰 빛 고리가 나타납니다. 밤에는 달 둘레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구름이 원으로 모인 걸까요? 22도 햇무리와 달무리는 공중의 얼음결정이 빛의 방향을 바꾸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10]

태양을 중심으로 하늘에 넓게 둘러진 빛의 고리
이탈리아 첸브라에서 촬영한 22도 햇무리. 태양을 둘러싼 넓은 고리가 보인다.
사진 · Syrio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얇은 구름 속 얼음을 만난 빛

권층운은 하늘을 얇은 베일처럼 덮는 높은 구름입니다. 얼음결정으로 이루어져 있고, 해나 달의 빛이 통과하면서 무리 현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구름이 매우 얇으면 밝은 고리가 그 구름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땅이 따뜻하다고 해서 높은 하늘에도 얼음이 없으리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4]

지붕 위의 얇은 구름층 사이로 보이는 햇무리의 윗부분
2024년 3월 1일 촬영한 권층운과 햇무리. 사진 위쪽에 고리의 호가 보이며, 아래쪽 일부는 지붕에 가려 있다.
사진 · Franz van Duns · CC BY 4.0 · Wikimedia Commons

육각형 얼음결정의 옆면을 통과하며 굴절한 빛은 약 22도의 최소편향 부근에 모입니다. 굴절은 빛의 방향이 바뀌는 현상입니다. 빨간빛은 파란빛보다 덜 꺾여 고리 안쪽에 놓입니다. [2]

육각 얼음이 둥근 고리를 만드는 이유

얼음결정 하나가 우리 눈에 고리 전체를 그려 주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위치와 방향의 결정에서 나온 빛 가운데, 관찰자에게 들어오는 빛이 모여 고리를 이룹니다. 해에서 비슷한 각도만큼 떨어진 여러 방향이 연결되면 원형으로 보입니다. 얼음이 원으로 배열된 것이 아니라, 빛이 들어오는 방향에 원형의 무늬가 생긴 셈입니다. [2]

‘22도’는 기온도, 얼음결정의 크기도 아닙니다. 해나 달의 중심에서 고리까지 눈으로 벌려 보는 각도, 즉 각반경입니다. 고리의 한쪽 끝에서 중심을 지나 반대쪽 끝까지는 약 44도가 됩니다. 구름의 분포에 따라 완전한 원 대신 일부 호만 보일 수도 있습니다. [1]

고리 안쪽이 붉은 까닭

햇무리가 언제나 선명한 일곱 빛깔로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홍콩천문대는 22도 무리의 안쪽을 연한 붉은색, 바깥쪽을 보라색이나 흰색으로 설명합니다. 색을 살필 때는 고리 전체보다 안쪽 테두리를 먼저 보면 좋습니다. [10]

태양 주변 고리의 아래쪽 가장자리에 옅은 색이 보이는 햇무리
2019년 4월 28일 필리핀 타를라크에서 촬영한 22도 햇무리. 아래쪽 고리의 가장자리에 옅은 색이 보인다.
사진 · Bieverwin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세계기상기구는 고리 안쪽 하늘이 주변보다 어둡게 보인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사진의 노출과 구름 상태도 명암에 영향을 줍니다. 사진만 보고 어두운 안쪽에 구름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1]

밤에는 같은 원리로 달무리가 됩니다

달무리도 대기 중 얼음결정을 통과한 빛이 만드는 현상입니다. 홍콩천문대는 권층운이나 권운의 얼음결정이 달빛을 굴절시켜 달을 중심으로 약 22도 반경의 고리를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고리가 달 가까이에서 생긴 것처럼 보여도,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지구 대기의 얼음이 빛을 바꾼 결과입니다. [5]

나무 사이 밤하늘에서 달을 넓게 둘러싼 희미한 고리
달을 둘러싼 넓은 22도 달무리. 고리 주변으로 별과 나무의 윤곽도 보인다.
사진 · Juris Seņņikovs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밤의 무리는 대체로 희게 보입니다. 낮에 본 햇무리 사진과 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원리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달이 고리의 중심인지, 달 바로 옆의 작은 번짐인지, 한참 떨어진 넓은 테두리인지 살펴보세요. 이름을 붙이기 전에 모양과 크기를 구분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

무지개·광환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일반적인 무지개를 보려면 해를 등지고 물방울이 있는 쪽을 바라봅니다. 빛이 물방울 안에서 굴절하고 반사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해를 중심으로 둘러선 22도 햇무리와는 재료도 관찰 방향도 다릅니다. 색이 있다는 공통점만으로 같은 현상으로 묶을 수는 없습니다. [6]

화산 지형과 산을 배경으로 나타난 선명한 무지개의 일부
러시아 캄차카의 톨바치크 화산 지형 위에 나타난 무지개. 사진에는 무지개의 일부가 담겨 있다.
사진 · Ted.ns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해나 달 바로 가까이에 작은 색 고리가 나타나면 광환(corona)일 수 있습니다. 광환은 작은 물방울이나 작은 얼음입자에 의한 빛의 회절로 생깁니다. 회절은 빛이 작은 입자 주변을 지나며 퍼지는 파동의 성질과 관련됩니다. 입자의 크기에 따라 고리의 크기도 달라져, 22도 무리와 같은 고정된 각반경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7]

구름 사이 달 가까이에 나타난 붉은빛 테두리의 광환
달 가까이의 구름에 색 테두리가 나타난 광환 사진.
사진 · 阿爾特斯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현상 주요 재료·원리 어디에 보이나요?
22도 무리 얼음결정의 굴절 해·달 중심에서 약 22도 떨어진 고리 [1]
일반적인 무지개 물방울의 굴절·반사 해를 등진 쪽 하늘 [6]
광환 작은 물방울·얼음입자의 회절 해·달 바로 가까이, 크기는 입자에 따라 변화 [7]

이 표는 첫 구분을 돕는 기준입니다. 무리 현상에는 원뿐 아니라 호와 밝은 점도 있고, 한 하늘에 여러 현상이 겹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진에 빛 고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전부 22도 무리라고 단정하지는 마세요. [3]

달무리가 지면 꼭 비가 올까요

무리를 만드는 높은 구름은 비나 눈을 가져오는 기상계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리가 날씨 변화의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국 기상청은 고리가 보인다고 반드시 비나 눈이 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얼음구름이 있다는 관찰과, 언제 어디에 강수가 생긴다는 예보는 서로 다른 판단입니다. [8]

오늘 밤 달무리를 보았다면 ‘내일 몇 시에 비가 온다’고 결론내리기보다, 구름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하고 지역 예보와 함께 확인해 보세요. 무리는 하늘을 읽는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강수 시각과 양을 알려 주는 눈금은 아닙니다. [8]

고리보다 먼저 중심을 살펴보세요

관찰할 때는 태양을 직접 바라보지 마세요. 건물 같은 불투명한 물체로 태양 원반을 완전히 가린 위치에서 주변 하늘을 살펴봅니다. 사진을 비교할 때도 태양을 가린 물체가 무엇인지, 달의 원반과 고리 사이가 얼마나 벌어져 보이는지 먼저 확인하면 좋습니다. [9]

손가락으로 태양 원반을 가린 사진 속 넓은 햇무리
미국 콜로라도에서 촬영한 22도 햇무리. 촬영자의 손가락이 태양 원반을 가리고 있다.
사진 · NathanScientific · CC0 · Wikimedia Commons

마지막으로 세 가지를 순서대로 물어보세요. 무엇을 중심으로 한 고리인가, 중심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 어떤 구름과 함께 보이는가. 색만 먼저 보는 것보다 현상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익숙한 하늘도 중심과 크기, 구름을 차근차근 살피면 새롭게 보입니다. 이런 관찰은 창조세계의 정교한 질서를 알아가는 작은 출발점이 됩니다.

참고 자료

  1. 22° halo — International Cloud Atlas
  2. Practical Meteorology, Chapter 22: Atmospheric Optics
  3. Halo Phenomena — International Cloud Atlas
  4. High clouds
  5. Moon Halo
  6. Rainbows: optical wonders
  7. Corona — International Cloud Atlas
  8. Owlie’s Weird Weather! — 22° Halo
  9. Observing Halos — Getting started
  10. Halo Captured By The Total Sky Ima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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